01 / 개요
화면 시간의 2% 미만
Quan은 상사가 프레젠테이션 대본에 남긴 코멘트를 뚫어지게 바라봤습니다. 이 부분은 건너뛰자, 텍스트면 충분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그 코멘트를 지웠습니다.
Quan은 포스트텐션 구조물을 시공하는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디지털 자동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교량, 경기장, 원자력 발전소. 이 업계에서 계약을 따내느냐는 단 한 번의 3D 시각화로 판가름 납니다.
화면 위에서 고객에게 유지보수 전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 줘야 합니다. 모든 크레인은 제자리에, 모든 로봇은 각자의 케이블 위에. 하나라도 빠뜨리면 신뢰가 무너집니다.
상사가 건너뛰자고 한 부분은 15분짜리 프레젠테이션 중 약 20초 분량이었습니다. 화면 시간의 2%도 안 됩니다. 동시에 그것은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와 “우리는 하고 있습니다”를 가르는 2%이기도 했습니다.
02 / 개요
“그게 거슬려요”
Quan은 경쟁사들이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펴봤습니다. 하나같이 보조 장비를 건너뛰었습니다. 고소작업차도, 케이블 점검 로봇도. 텍스트 한 줄을 띄우고 넘어가는 식이었습니다. 업계는 이 정도면 괜찮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습니다. Quan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게 너무 거슬려요.” 그가 말합니다. “저는 늘 이걸 마음에 새겨 둬요. 더 나아질 것, 그리고 창의적일 것.”
그래서 그는 건설 현장의 촬영 기사에게 실제 작업 과정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교량 상판 위에서 펼쳐지는 고소작업차. 사장 케이블을 타고 기어오르는 로봇. 실제 영상을 가상 시뮬레이션의 설계도로 삼은 것입니다.


“그게 너무 거슬려요. 저는 늘 이걸 마음에 새겨 둬요. 더 나아질 것, 그리고 창의적일 것.”
03 / 개요
“더 나아질 것, 그리고 창의적일 것”
레퍼런스는 손에 넣었습니다. 모델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장비 임대 업체는 2D CAD 도면만 제공합니다. 로봇 공급업체는 기술 사양 외에는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습니다. 모델도, 카탈로그 렌더링 이미지도, 어디서든 내려받을 수 있는 것도 없었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든 Blender에서 처음부터 만들면 오브젝트당 2~3일이 걸립니다. 화면에 고작 몇 초 나오는 물체에 말입니다. 아무리 따져 봐도 계산이 맞지 않습니다.
Quan은 현장 사진과 Gemini로 생성한 레퍼런스를 Tripo에 넣었습니다. 고소작업차는 파트별로 분할된 상태로 나왔습니다. 기계 부품이 하나하나 분리되어 있어 바로 애니메이션 리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로봇은 더 까다로웠습니다. 어떤 레퍼런스도 단독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기에, 그는 연구 논문과 공급업체 영상을 샅샅이 뒤졌고, 마침내 한 조합에서 쓸 만한 형태가 나왔습니다.


04 / 개요
레퍼런스에서 렌더링까지
두 모델 모두 Rhino 3D에서 지오메트리를 정리한 뒤 Unreal Engine 5에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거쳤습니다. 텍스처도 Tripo가 생성했습니다. 수작업이었다면 Quan은 부품을 색상별로 하나하나 분리하고 머티리얼을 일일이 지정해야 했을 것입니다. 보조 오브젝트 하나에 그만한 공을 들일 명분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두 오브젝트를 각각 오후 한나절 만에 끝냈습니다. 기존 방식이었다면 하나에 2~3일씩 걸렸을 작업입니다. 약 5일의 작업을 절약한 셈입니다. 고소작업차는 실제 영상 속 모습 그대로 펼쳐집니다. 로봇은 정확한 각도와 정확한 속도로 기어오릅니다.
05 / 개요
모든 것을 바꾸는 2%
그의 상사와 지사장이 최종 편집본을 봤습니다.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모두가 건너뛰기로 합의했던 부분이, 사람들이 멈춰서 지켜보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고객이 두 제안을 끝까지 지켜본다고 해 봅시다. 하나는 “고소작업차 투입 예정”이라고 적힌 텍스트 슬라이드를, 다른 하나는 정확히 어떻게 투입되는지 보여 주는 애니메이션을 내놓습니다. 그 차이는 결코 미묘하지 않습니다. 그 2%로 얻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화면 시간이 아닙니다. 신뢰입니다.
모든 것을 보여 주는 비용이 며칠에서 몇 시간으로 줄어들면, 신뢰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프레젠테이션의 기준은 영구히 바뀝니다. 고객의 눈높이도 다시 맞춰집니다. 텍스트 슬라이드는 눈에 띄는 약점이 됩니다. 건너뛰지 않겠다는 한 사람의 고집이, 건너뛰지 않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파이프라인의 뒷받침을 받아, 업계 전체의 바닥을 끌어올립니다.